D6.0'Great'는 슈베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으로, 슈만은 이 곡을 '천상의 길이'라 표현했다. 곡이 길기도 하지만, 짧은 동기를 반복하고 겹쳐 쌓으며 서서히 열기를 축적해가는 구축미가 천상으로 나아가는 듯한 느낌으로 몰려오는 것이 이 곡의 매력이다.
그래서 호른이 1악장을 열며 제시하는 주제부는 'Great'의 빅뱅 포인트라 할 만큼 중요한데, 오늘은 수석이 아닌 두 번째 주자가 실수를 하는 바람에 시작이 곡의 무게를 다 받아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.
현악기가 주제를 처음 열 때의 때깔은 설렐 정도로 좋았는데! 프레이즈의 끝이 명확히 닫히고 분리되지 않는 감이 있었다. 롯데콘서트홀의 긴 잔향 탓이었을까, 지휘 해석의 문제였을까. 'Great'는 프레이즈의 반복과 중첩으로 전개되다 보니, 프레이즈의 끝이 명확히 닫히지 않으면 다음 층이 시작되는 지점이 흐려지고 음악이 그저 흘러가는 인상을 주기 쉽다.
그럼에도 한 주의 피로가 씻겨 나가는 저녁이었다. 'Great'의 넘실거리는 주제가 반복되고 중첩되는 속에 몸을 맡기다 보면, 수영장에 평화롭게 둥둥 떠 있는 느낌이 든다.